저는 영국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고 글 작성 시점 기준 핀테크 쪽 일을 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.
첫 문장은 존댓말로 썼지만, 생각해보니 어차피 왠만해선 남이 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 그냥 일기장 형식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. 고로 이후 모든 글에서는 독백톤으로 글을 작성해야겠다. 뭐 어차피 딱히 누가 읽으라고 쓰기보다는 낙서장 느낌으로 기록하는 것이라... 조금이라도 어미가 짧은 형식으로 써야 덜 귀찮을 것 같다.
누구나 그렇겠지만, 잠들지 못하는 밤 문득 떠오르는 삶에 대한 고찰이라거나, 이삼일 정도 머릿속에 자리잡아 약간의 두근거림을 주지만 결국 현실과의 괴리를 깨달은 뒤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작은 아이디어나, 갑자기 유투브에서 영상을 본 뒤 더 파헤쳐보고 싶은 주제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. 그런 생각들을, 귀찮음이 의욕을 넘어서기 전에, 일년 주기로 바뀌어버리는 스마트폰 메모장 대신 좀 더 영구적인 곳에 기록하자는 취지로 이 공간을 만들었다.
사실 이 글 또는 이 글 이후 몇 번 이후로 아무 글도 올라오지 않을 수도 있는 그런 곳인 거다. 나는 일기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, '일기' 라는 단어 자체에 들어있는 日이라는 한자 때문에 왠지 매일 써야 할 것만 같은 의무감이 들기 때문이다. 그런 의미에서 - 완벽히 자유로운, 하지만 꽤나 영구적으로 존재하여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는, 무언가를 기록할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.
처음엔 좀 더 접근성이 좋은 영어권 플랫폼을 사용할까 했으나... 난 영국에 살지만 일이나 학업 이외에 영어를 굳이 쓰고 싶지가 않다. 연애도, 취미생활도 한국어로 하고 싶다. 내 문학적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나 영어로 글을 썼을때보다 한글로 썼을 때 좀 더 읽기도 좋고, 무엇보다 한글을 사용해야 글쓰는 맛이 있는 것 같다.
원래 세줄 정도로 머릿말을 쓰려고 했는데 막상 블로그를 개설하고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보고 나니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일시적으로 높아져서 사족이 길어졌다.
앞으로 이곳에 찾아올 일이 많아지면 좋겠다.